내 영어 콤플렉스 극복기 - 1

2023. 12. 8. 17:09잡담

IELTs 7 달성

 이번에 유학을 준비하며, 가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영어점수를 충족했다. 토플을 볼까 IELTs 를 볼까 고민하다, 당시 회사동료의 추천으로 토플 100 보다는 IELTs 7이 쉽다는 꾐?에 넘어가 IELTs를 응시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토플 100이 더 쉬운 것같다(개정 토플 기준), 물론 남의 시험이 더 쉬워 보이는 걸 수도 있다 ㅎㅎ.

 남들 다 본다는 그 흔한 토익마저 4학년 2학기인 지금까지 한번도 쳐본적이 없었다. 사실 나는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영어로 근무해야하는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영어를 못한다는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친구들에게는 농담으로 영어 시험을 한번도 안봐야 전투력 측정불가라 유리하다라는 말을 하고 살았지만, 실제론 내 영어 실력을 제대로 처다볼 자신이 없었다. 

 블로그에 거의 2년 반 만에 돌아와 글을 쓰는데, 그동안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며, 여러가지 일들을 포스트 하고 싶었지만, 나름 "Tech blog"라는 컨셉을 유지하느랴 글을 못썻는데, 졸업을 앞두고 이런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싶어 이것저것 한번 올려볼 생각이다.

 약 23년간의 짧은 인생동안 영어는 내 인생의 콤플렉스였다. 극복하려해도 이미 내재화되어 "영어를 못하는 나"가 이미 하나의 내 속성값이 되어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었고, 이번 시험결과가 하나의 증명인 것 같아 기쁘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왜, 어떻게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었는지 얘기를 해보겠다.

고 3 첫 위기.

 중학교 시절, 난 영어와 담쌓고 지냈다. 수학과 과학은 좋아했지만, 영어는 도저히 정을 붙이기 쉽지 않았다. 흥미가 생기고 내가 왜 이것을 해야한지 납득이 가야 움직이는 사람으로서, 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영어는 공부하기 힘들었다. 다행인지 다행이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내 부모님은 방목하는 스타일이셨고, 몇번 강제로 날 영어학원에 밀어넣기 하셨지만, 1주일을 넘긴 학원이 없던거 같다.

 많은 과학고졸업생들이 그렇듯 나 역시 고등학교 2년간 영어의 영자도 처다 보지 않았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과학고에서는 AP라는 대학과목 선이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운영의 조건이 아마 영어로 시험을 보고 강의를 해야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내 고등학교 3학년은 어쩌면 처음으로 영어를 제대로 해야하는 상황에 맞이 해버렸다. 모든 시험,수행 평가등을 영어로 진행했고, 특히 기억에 남는 과목은 생물이었다. 고교시절 나름 생물에 자신이 있었지만, 시험이 영어로 나오고 다른시험과 다르게 생물시험은 특히 지문을 읽고 시험을 쳐야해 타격이 컷다.

대학 생활 - 나태로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정신을 차리고 영어 공부를 했는가? 당연히 아니다 ㅋㅋㅋ. 대학 1, 2, 3학년동안 물론 몇몇 강의는 영어로 진행하고 모든 Material들은 영어였지만, 번역기는 무적이었다. 그리고 미약하지만 강제로 논문과 자료들을 읽으면서 익힌 영어를 바탕으로 근근히 살아남았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게 문제였다. 영어를 못하면 나중에 큰일나는 것을 알고있지만, 이런저런 핑개로 미뤄왔던것이다. 

 그래도 다행인점은 연구실 생활을하면서 이런저런 논문을 많이 읽고 대학 강의 PPT는 모두 영어로 쓰여있는덕에, 번역기를 많이 안쓰고도 내 분야의 논문이나 원서를 어느정도는 읽을 수 있었다. 영어 번역기를 안쓰고 원서로 공부하는 도전은 내 대학생활 중의 최소한의 영어공부였다. 재밌는점은 이렇게 영어를 배웠더니 논문은 번역기를 안보고 읽을 수 있지만 동화책은 첫장도 못넘긴다는 점이다ㅋㅋㅋ, 내 연구를 영어로 어느정도 설명을 할 수 있었지만(아마 문법따윈 없는 단어들의 나열), 어떻게 지냈어?(How have you been?)같은 말은 전혀못했다.

 돌이켜 아쉬운점은 학교가 제공하는 여러 해외경험을 경험해보지 못한점이다. 단순히 영어를 못하고 무섭다는것 때문에 영어시험을 미뤘더니 이젠 졸업이 반년남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갑자기 회사 인턴.

 영어를 공부하지 않은것에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 먹고 살만하니 영어를 안했던 것이다. 그렇담 영어공부를 할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 답은 영어를 못하면 안되는 곳에 나를 던져 놓는 것이다. 

 대학 4학년이 되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중 하나를 하게된다. 정해지고 보장된 과학기술전문사관(과기사관)을 포기하고 Bear robotics Korea라는 해외 기업의 한국분사의 인턴으로 취업하게 된다.  당연히 모든 문서는 영어로 읽고 써야했고, 팀회의를 제외한 거의 모든회의는 영어였다. 물론 영어공부를 위해 회사에 취업한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영어에 대한 가치관이 가장 많이 바뀐 시기였다. 

 이 얘기는 다음 포스트로 돌아오겠다. 어쩌다 보니 이번 포스트는 내가 영어를 얼마나 못했는지 그저 서술하는 글에 불가한것 같다. 다음글에선 이 후 경험들이 나에게 미친 영향들과 내 공부법이 다른분들에게 의미 있을진 모르겠지만, 한번 써보도록 하겠다. 😄 돌아와서 기쁘고, 꾸준히 쓸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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