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 - FT BushWacker - Part 4 첫 비행 및 성찰

2021. 7. 3. 14:24하늘에 떠있는 것들/Plane 1 - FT bushwacker

망한 첫 비행

기체의 앞부 분(모터 마운트)및 랜딩기어가  부서지었다.

 20210701 어제 장마가 오기 전에 빨리 첫 비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박사님께 부탁드려 일찍 퇴근하고, 비행기를 날리러 친구와 둘이 나섰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7시까지하는 병원을 가야했고, 친구는 과제가 있었다. 즉 둘다 마음속으로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오늘 날려도 됐었지만 빨리 보고싶다는 나의 욕심으로 일을 그르친것 같아 속이 쓰리다.

만들기 전에 예상한 기체의 문제점

  1. 드론 프로펠러
  2. 매우 약한 랜딩기어
  3. 러더 서보모터의 문제
  4. push rod와 날개의 연결 문제

 첫번째 문제는 프로펠러였다. 가지고 있는 9인치 프로펠러로는 사전 테스트 때 충분한 추력이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가지고 있던 13인치 짜리 드론 프로펠러를 비행기에 장착했는데, 음 큰 문제는 될것 같지 않았지만, 뭔가 불안했다. 혹시 쿼드콥터 프로펠러와 비행기 프로펠러의 차이를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매우 약한 랜딩기어였다. 밖에 나가서 비행을 하려니 도저히 이 랜딩기어로는 이륙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따라서 비행기를 가지고 달려나가고 던져서 이륙했다. 그리고 러더 서보모터가 조금씩 진동하는 현상과 동체가 종이로 쌓인 폼보드이다 보니 글루건으로 고정한 연결부의 종이가 뜯겨 나가는 문제가 있었다.

랜딩기어가 있지만 랜딩을 할 수 없는 비행기

 말 그대로 랜딩기어 제역할을 못 했다. 이는 문구점 철사로 만든 100% 내 잘못이다. 조금 더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더 튼튼한 재질로 랜딩기어를 제작하거나, 완성된 랜딩기어를 구매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했어야 했다. 단지 빨리 만들고 끝을 내고 싶다는 내 알량한 욕심과 이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썩어빠진 마인드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이다.

 랜딩기어가 제역할을 못하는 달려서 이륙을 해야했고 원래는 동영상 촬영을 부탁할 목적으로 대려간 한번도 조종기를 잡아본 적 없던 친구에게 조종기를 맡기는 최악의 선택을 해버렸다. 결과적으로 촬영, 비행 둘 다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찍은 것은 오직 이 게시물의 프로필 사진 한장이었다.

첫 비행과 그래도 보였던 가능성

 위에서 언급했듯이 달려서 이륙을 했다. 내가 친구에게 말했던 것은 내가 "올려" 하면 엘레베이터를 조정해 기수를 올리는 것이었다. 내가 달려서 비행기를 들로 달려서 랜딩함과 동시에 나는 기수가 떨어지는 것을 염려해 "올려"라고 했고, 친구는 그대로 엘레베이터를 조정해 기수를 올렸다. 하지만 미숙한 나머지, 너무 올려버렸고 기수는 하늘로 치솟았고, 비행기는 원을그리며 그대로 땅으로 처박았다.
 그래도 비행기를 들고 달리면서 비행기의 추력이 충분하다는 것과 무게중심이 잘 잡혀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내가 던진 이후 특별한 조종이 없었더라면 비행기는 문제없이 앞으로 날아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며, 성찰

 비행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 머리를 식히고 생각해보았다. 이번 첫 비행은 비행가능성을 보았던것과 별개로 이번 판단은 2021년에 내린 내 가장 멍청한 판단이었다.
 먼저 위험했다. 장마에 대한 부담과, 어서 날려보고 싶다는 시간적 부담이 이성을 잠식했다. 이번 비행때는 학교에 인조잔디가 깔려있던 곳에서 비행을 했었다. 이 곳에는 우리 말고도 운동을 하고있는 몇몇의 사람이 더 있었다. 일행이 아닌 사람이 있는데 비행기를 날린것도 충분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있지만, 더욱이 조종간을 잡아본 적도 없는 친구에게 조종간을 맡긴것은 최악의 판단이었다. 비행기가 땅으로 박았을 때 당연히 조금 화가났다. 그 어떤 엔지니어가 자신의 작품이 망가지는것을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땅으로 처박는 동시에 이성이 돌아왔고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이 안 다친것이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내가 저지른 무책임한 행동을 직면했다.
 비행기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랜딩기어는 제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이륙은 던져서 하더라도 착륙시에 분명 매우 위험했을것이다. 또한 러더 서보모터는 진동하고, push rod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륙시에 어떤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심지어 조종간은 미숙한 친구에게 맡긴채 비행을 시작했다. 화가나는 것은 내가 이런 상황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당시에 행동은 이륙을 시켰다는 내 판단이다.
 이번일을 통해 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 모든일은 내 마음속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빨리 완성을 해야한다는 혼자만의 압박에 비행기를 대충 마감했고, 빨리 날려야한다는 압박에 최악의 판단을 했다. 애석하게도 아직 내 마음속의 여유를 찾는 법을 모르겠다. 언제나 시간에 쫓기고 나 자신에게 쫓기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떨쳐 낼 수 없다. 그저 계속 여유를 가지자는 자기암시를 걸고 있다. 어쩌면 이런 여유는 가짜여유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기암시를 거는 내 행동이 스스로 판단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하게 하므로 내게는 필요한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비행기를 날게할 것이다. 이것은 내게 단순히 비행기를 날리는것을 넘어 내 멍청한 판단을 반성하고 보완하는 내 자아와 관련된 일이 되어버렸다. 비행기를 철저하게 보완해서 다음 비행때는 잘 날려보도록 하겠다.
 항상 블로그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과 나에게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항상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